칼럼

샤론정신건강연구소 상담위원들의 칼럼입니다.

[박은정 실장] 상담칼럼 2006년 9~10월호/ 청소년 큐티 잡지 "주티"

  • 관리자
  • 200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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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저는 고2 여학생인데, 두어달 전부터 사귀고 있는 같은 교회 남자친구가 있어요. 그런데, 부모님께는 그 애를 만나는 사실을 비밀로 하고 있는 상태에요. 틀림없이 잔소리에다가 제 행동을 감시당할 것만 같아서요. 그런데 저는 남자친구 만난다고 해서 제가 할 일을 소홀히 하지 않을 자신이 있거든요? 그래서 부모님께는 비밀이지만 떳떳하고 싶고, 무엇보다도 저 스스로에게 떳떳하고 싶어요. 그런데 사실, 얼마 전부터는 조금씩 자신이 없어져요. 남자친구와 만나는 게 별 의미가 없어지는 것 같아서요. 만나면 그냥 시내를 돌아다닌다거나 노래방 아니면 PC방 혹은 극장. 아무튼 늘 비슷합니다. 그래서 별로 즐거움도 없고 헤어지고 집에 돌아오면 좀 허무합니다. 이렇게 무미건조한 만남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무엇보다 부모님이나 저 자신에게 죄책감이 듭니다. 어떻게 하면 뭔가 의미있고 가치있는 만남을 가질 수 있을까요? 

A) 먼저 남자친구와의 만남 속에서도 항상 자기 자신과 부모님에 대한 생각들을 늦추지 않고 있는 주티 친구가 참 대견스럽고 멋지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특히 부모님에게 떳떳하고 싶고 자신에게도 떳떳하기 위해 할 일들을 소홀히 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는 다짐 속에서 건강한 마음과 생각들이 보이기에 상담 선생님의 마음도 기쁘답니다. 
하지만 남자친구와의 만남에 조금씩 자신이 없어진다구요? 무엇 때문일까요? 왜 그런지 차근차근 살펴볼까요? 주티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남자친구와의 만남이 의미 없게 느껴지고 무미건조한 만남 후에는 허무함이 남는다고 했네요. 게다가 부모님과 자신에게 죄책감마저 든다니 좀 걱정이 되기도 한답니다. 죄책감은 중요하고도 위험한 감정일 수 있기 때문이에요. 죄책감은 왜 드는걸까요? 선생님이 느끼는 이유는 다음과 같답니다. 우리 주티 친구는 꿈과 사랑이 많은 친구인 것 같아요. 그래서 부모님과의 관계도 중요하고 다른 많은 할 일들도 잘 해내면서 남자친구와도 보람있는 만남을 가지고 싶은 것 같구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남자친구와의 데이트도 별로 재미가 없어지고 보람도 없다보니 부모님을 속이면서까지 이런 만남을 계속해야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내 삶에 지금 남자친구와의 만남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는 진지한 고민도 생기는 것 같네요. 이러한 감정이 점차 자라서 죄책감으로까지 이어진 것이지요. 
그렇다면 이러한 죄책감으로부터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먼저 남자친구가 주티 친구에게 과연 어떤 존재인지 알아본 후에 부모님과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면 죄책감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을꺼에요. 우리 주티친구는 남자친구의 어떤 면이 좋아서 만남을 시작했나요? 먼저 누군가가 마음에 든다면 그 사람의 어떤 면이 마음에 드는지를 잘 생각해 보는 태도가 필요한 것 같아요. 또 그 사람의 단점과 장점도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자신의 장점과 단점도 같이요. 그렇다면 내가 왜 저 사람에게 끌리고 또 사귀고 싶은지 더 명확해 질 수 있고 또 서로를 알고 만나게 된다면 이해하고 나눌 수 있는 부분이 많아지지요. 예를 들어서 내가 소극적이고 내성적인데 상대방은 적극적이고 외향적인 성격을 가졌다는 것을 미리 알면 서로 반대적인 성향에 끌렸을 지 모른다는 점을 알 수 있겠죠. 그리고 어떤 일을 할 때 부딪친다면 서로의 성격적 차이가 아닐까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어요. 이렇게 성격에 대해 진지하게 알아본 후에는 서로의 꿈과 관심사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만일 서로의 장래 희망에 관심이 있고 도울 수 있는 방법이 떠오른다면 구체적으로 돕는 것도 서로에게 의미있는 만남이 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답니다. 남자친구가 예술이나 기술직에 관심이 많다면 많은 시간의 연습과 노력이 필요할테니 주티 친구가 옆에서 기도하며 끈기를 가질 수 있도록 응원해줄 수 있을꺼에요. 또 공부에 관심이 많다면 도서관에 함께 가거나 좋은 학습정보를 나누고 좋은 책들을 나누어 볼 수 있을꺼에요. 취미 생활을 함께 하는 것도 좋답니다. 만일 요리하는 것을 좋아한다면 이번 기회에 부모님께 친구를 소개하는 기회를 만들어서 집에서 함께 요리를 하고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을꺼에요. 또 노래하는 것을 좋아하는 친구라면 교회 찬양단을 함께 섬기면서 찬양과 악기로 서로의 특기를 살릴 수도 있구요. 만일 글쓰기가 취미라면 서로의 글을 바꾸어 보며 조언도 해주면서 발전할 수 있다면 더할나위없이 좋겠지요. 친구의 좋은 글을 부모님께 소개하면서 자연스럽게 부모님께 좋은 이미지로 다가서게 할 수도 있겠네요. 
주티 친구는 부모님께 말씀드리면 잔소리와 간섭이 많아질까봐 걱정이 된다고 했지만 숨기기보다는 위의 방법에서처럼 부모님에게 조금씩 남자친구의 존재를 알린다면 죄책감은 훨씬 덜어진답니다. 이런 경우 부모님께서 허락하시는 만남도 가지면서 남자친구와 함께 미래를 알차게 준비해 보는 기회가 될테니 재미와 보람도 있을꺼에요. 
특히 교회 안에 있을 때는 서로를 교회의 회원으로서만 만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둘만 좋다고 꼭붙어 있으려고만 한다면 다른 친구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기 쉽거든요. 오히려 공동체 안에서 서로 어울리고 나눌때 더 자연스럽게 남자친구의 여러 가지 새로운 부분들을 알아가게 될 수 있답니다. 자, 그럼 주티친구와 남자친구의 당당하고도 보람찬 만남을 기대해볼까요? 두 사람 사이에는 하나님께서 늘 함께 하신다는 것도 꼭 잊지 말기 바래요~ 파이팅!